Alaska Photo book

이 아름다운 알래스카 포토북은 뉴욕의 한 장터에서 1900년대 후반의 여러 인쇄물들을 파는 곳에서 샀다. 7월 중반의 뉴욕 무더운 여름, 햇빛을 피할 곳이 세상 아무곳에도 없어서 눈을 잔뜩 찡그려야 했던 날이었다.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면서 한 말은 요새의 책들은 다 비슷비슷해서 재미가 없지 않아, 대신 요새의 책들을 봐. 얼마나 창의적이고 아름답니. 확실히 과거의 것들은 생산되는 스프링도 다르고 제본도 다르고 또 겪어본 적 없는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곳만의 디자인은 나름의 멋이 있었다. 수베니어 포토그래프라고 해서 명함 크기의 엽서들 10장이 차곡차곡 겹쳐져 원형으로 구멍을 뚫은 봉투 안에 들어있거나, 워싱턴의 풍경 사진들을 빨간 스프링으로 엮은 작은 책들을 흥미롭게 들춰보았고 몇 가지는 영감을 위해 가지고 왔다. 지금 내게 남아있는 버전은 Magnificent Alaska뿐. 알래스카의 전형적인 풍경들(북극곰과 빙판)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연관된 기억

7월 중후반이었던 날. 뉴욕에서 돌아가기 전 미친 듯이 이곳저곳을 다니며 기억들을 그러모으려 노력했다. 왜인지 다시는 이 곳에 돌아올 수 없을까봐 두려운 마음이 들었던 것인지 혹은 말로만 내뱉은 문화탐방의 시간을 다시 채워야 했던지. 다시 돌아온 뉴욕 업스테이트 쪽 호스텔에서 매번 지하철을 타고 내려가 이곳저곳을 다녔었다. 이 날도 그런 날이었다.